항문가려움증을 호소하는 모든 환자에서 면밀한 신체검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항문가려움증을 가진 환자는 신경질적이거나 불안해하고, 식욕이 저하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의사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유아나 소아의 경우 이러한 증상을 보일 때 항문가려움증을 감별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유아나 소아에서 항문가려움증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요충의 경우, 항문 주위 스카치테입 도말법으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요충이 의심될 경우 꼭 시행해 주어야 합니다. 자고 일어난 후 아침에 화장실 가기 전 항문 주위를 스카치테입으로 붙였다 떼어서 유리슬라이드에 붙인 후 광학현미경으로 충란를 검사할 수 있으며, 충체의 경우 육안으로 바로 확인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요충 이외의 다른 기생충이 의심될 경우 대변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환자들은 치열, 치루, 치질, 항문탈출 등의 항문관련질환은 쉽게 파악하기도 하지만, 대변을 보고 깨끗이 씻지 않는 등의 위생상태가 불량해서 생긴 항문가려움증은 간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항문 주변의 위생상태는 항문가려움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 없이 항문가려움증이 지속된다면 평상시 본인의 위생습관을 검토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반대로 너무 자주 씻는 사람도 항문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본인이 매우 잘 씻는데 항문가려움증이 있다면, 씻는 행위자체가 자극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항문주위에 가려움증을 치료하기 위한 외용제를 너무 많이 혹은 자주 도포하는 경우도 오히려 이러한 약제가 자극원이 될 수 있으므로 항문가려움증으로 치료중인 환자가 증상이 지속될 경우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유아나 소아의 경우 그날 먹은 음식과 대변을 본 횟수, 대변 본 후의 뒤처리를 잘 하였는지의 유무를 일기로 쓰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여자아이의 경우 질에 문제가 있는 경우 항문가려움증으로 오인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서 살펴야 합니다. 음식의 경우 모든 연령층에서 유발이 가능한데, 특별한 이유 없이 항문가려움증이 지속된다면 평상시 본인이 먹는 음식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항문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진 커피, 콜라, 맥주, 토마토, 초콜릿, 차, 감귤 등의 음식을 본인이 자주 먹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음식 제한을 했을 때 호전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건선, 접촉피부염, 아토피피부염 등의 피부과적인 질환이 항문 주위에 생긴 경우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며, 당뇨, 간염, 백혈병, 신장 질환, 갑상선 질환 등 전신 질환이 있는 환자가 항문소양감이 있는 경우에도 기저 질환의 치료뿐 아니라 피부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심리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는 항문가려움증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